나의 이야기

삼각산 둘레길 걷기

edina 2010. 11. 13. 14:25

친구들과 우이령을 걷기로 했다.

 

지난번에 신분증을 안가지고 가서 북악산을 못넘었는데 이번에는 단단히 챙기고 나섰다.

달걀도 삶고, 커피도 내려 보온병에 담고

이틀전 주왕산을 다녀와  힘들었지만 하루를 쉬니 피로가 풀린듯 하다.

사실 주왕산주산지는 걸어서 힘든게 아니라 오고 가고 차를 오래타서 힘들었던 것 같다.

 

전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북한산 석굴암에서 부터 오르는 길

 

오봉이 눈앞에 높이 솟아있다.

한마을 다섯 총각이 원님의 예쁜 딸에게 장가들기 위해 오봉산 뒷편 능선의 바위를 오봉에 던지기 시합을 하여

이런 오봉의 모습이 만들어졌단다.

과연 누가 이겨 원님딸에게 장가를 갔을까?

 

오봉을 바라보며 조금 가니까 군사시설 안에 작은 연못이 보였다.

들러서 보고 돌아서는데 친구 모자가 휘리릭~~  이런.

신기하게 떨어진 자리에서 뱅뱅 도는 모자.  얼른 나뭇가지 하나를 찾아

건져 올렸다 ~~~

 

오봉이 마주 보이는 전망대에서 

어제 천둥 번개를 치고 비가 내린 덕에 하늘이 청청하다.

이 날은 오전에 황사주의보가 있었는데 얼마나 다행인지..

맞은편 산너머에는 검은 구름이 잔뜩, 하늘이 이렇게 이편 저편 다른 모습이라니..

 

전차 탱크를 막기 위한 시설을 지난다.

 

우이령 넘는 길 , 긴 길은 아니지만 미리 신청을 해야 들어갈 수 있는 길이고

하루 출입 인원, 시간도 제한하고 있어 조용하게 걸을 수 있어 더 좋았다.

 

뒷모습의 두 친구 ..

 

 우이령을 넘어 도선사를 들렀다.  조금은 가파른 언덕길에

아스팔트 포장이라 조금은 힘들었지만 유명한 절이라기에 가보기로~

 

조계종 말사로 862년 도선이 창건했다는데 그 이후 증축을 많이해서 정신이 없고, 역사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석가모니 진신사리도 모셨다는데 대웅전도 이렇게 등에 가려져 전체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물론 올라가 보지않았으니 ~~

 

걷는데 이력이 난 우리는 내려와서 돌아가기 아쉬워 다시 북한산 둘레길 수유동쪽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덕성여대 쪽 '소나무 숲길' 로 가는 길

소나무가 많은 오솔길이다.  소나무 향을 듬뿍 마시면서  사분사분 걸었다.

 

가는 길을 멈추게 한 이 한마디 말.

 아직 단풍이 살아있는 어느 집 담장

 

수유동으로 내려오니 날은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수유역 근처 '미락' 에서 굴돌솥 한정식을 먹었다.  얼마나 맛있던지 ..배도 고픈 탓에 숭늉까지 싹 비었다.

 

걸으면서 보낸 하루.  늘 우리에게 놓여있어 걸었던 '길' 이건만

새삼스레 걷기 위해 나선 '길' 은 또 다른 의미를 주는듯 하다.

 

그리고 과연 '변하지 않은 곳'은 어디인지 찾아볼 일이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 눈, 산책길  (0) 2010.12.10
크리스마스 선물  (0) 2010.12.07
This day  (0) 2010.11.07
이태원 - 구름카페  (0) 2010.11.01
벌레가 된거 같은 기분  (0) 2010.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