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영화- 풍산개

edina 2011. 7. 5. 00:50

풍산개

 

감독- 전재홍

각본- 김기덕

출연- 윤계상, 김규리

 

영화를 보러 가는 길

버스에서 해병대 상병 총기 난사사건 뉴스를 들었다.

분단 국가에서나 있을 수 있는 되풀이되는 비극.. 또 귀한 청년, 사랑하는 아들들이 죽고

다치고 했다는 사실이 가슴아프다. 

 

영화는 북한의 물건을 남한에 넘겨주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아이까지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 스릴

남북을 오가며 필요한 이들의 물건을 배달하며 돈을 받는 풍산개(윤계상)

이번에는 남한으로 망명한 북한 고위부의 애인 인옥(김규리)을 배달한다.

3시간동안 펼쳐지는 조마조마한 시간

그 둘은 사선을 넘는동안 여러번 죽음 앞에 같이했고, 강을 건널때 서로 알몸으로 붙안고

넘은 사이가 되었다.

인옥이 물에서 정신을 잃었을 때 인공호흡을 하기 위해 잠시 망설이던 풍산개

이때 이미 그의 마음에는 인옥이 여자였던 것, 그렇지 않았다면 망설임 따윈

없었을 것이다.

이후 그 둘은 서로 목숨을 버릴만큼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인옥을 넘겨주고 돈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우리 안기부에 이용당하는 풍산개

그리고 이어지는 고난 ,

남에서 잡히거나 북에서 잡히거나  '풍산개'에게 쏟아지는 질문은

'너는 어느 편이냐?'는 것이다.   그가 어느 편일수 있을까?

아니 꼭 어느 편이어야 하는가?

 

그냥 풍산 담배를 좋아하고, 가끔은 클래식 음악을 듣기도 하는 남자(아지트에서 그가 들었던 노래가

로베르트 슈만의 '연꽃'으로 바로 전재홍 감독이 부른 거란다)이기만 하면 안되는 것인가?

 

결국 인옥도 죽고, 마지막 장면의 풍산개는 철책선을 넘다가 총받이로 허공에 떠오르는 장면으로 끝났다.

 

영화를 보면서 '풍산개'는 과거의 최인훈의 소설 광장에 나오는 '이명준'의 모습을 보는듯 했다.

 

남북에 오가는 문재들을 또다른 시각으로 풀어낸 잘된 영화였다.

다만 흠을 잡으라면 남, 북 관계자(?)들을 한 방에 잡아넣고 싸움을 벌이게 한 설정은

좀 유치하기도 하고, 영화 전체에서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한 이데올로기 문제를 직면하게 한듯 해서

아쉬웠다.

영화를 보고 나와 일행은 윤계상이 애초에 말을 못하는 사람 아니었을까 이야기를 하는데

난 말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 말을 할 수 없는 사람,

지금 우리의 상황을 그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려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윤계상도 김규리도 지명도 높은 배우들은 아니지만 이 영화에 노게런티로 참여했다 하고

연기도 좋아 호감이 갔다.

 

아침 신문에 8월15일날 임진각에서 다니엘 바렌보임이 99년에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의 청년을 모아   만든 '웨스트 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베토벤 9번 합창을 연주한단다.   다시금 분단의 땅을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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