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2003년 미국 서부

edina 2003. 8. 17. 23:05

 

2003 . 9. 27

 

'살아있는 것들과의 교류가 나의 독서 지식을 교체해 주기 때문에 여행을 한다'는
러시아 혁명 시인 마야코프스키의 '미국발견'과 함께 한 여행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하와이까지
열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 까마득하기도 하다.

미국 국기가 펄럭이는 배를 타고 태평양을 돌기도 하고
강과 침엽수림과 하늘이 그림같이 어우러져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허리우드, 유니버살 스튜디오를 하루 종일 힘든 줄도 모르고 넋이 빠져 돌아다녔다.

  세계인들이 모여 마치 축제라도 벌이고 있는 듯한 라스베가스
그 화려함에 취해 한껏 흥청거리고 몇 시간동안 20달러를 날려가며 "땡겨'도 보았다.

 

   생각보다 훨씬 넓은 땅과 자원을 가진 나라,
사막의 땅 조차 필요하면 언제든 자원으로 활용할 능력이 있는 나라,
쇼를 공연하면서도 국기의 이미지를 빠트리지 않는 나라,
미국 서부의 일부분을 돌아보면서 이 나라를 상대하기에
우리가 너무 초라하고,
아무리 반미를 외쳐보아야 역부족임을 실감한 순간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캘리포니아 대평원
경비행기로 둘러본 그랜트 캐년, 아! 초록의 콜로라도 강과 황토빛 콜로라도 강을 끼고 펼쳐진 그 무한한 협곡앞에서 할 말을 잃었다.
먼 아래 초록의 인디언 마을.. 말을 타고 갈 수 있는 여행 코스가 있다는데 가볼 수 있을까?

 

  콜로라도 강변의 휴양도시 라플린에서의 하룻밤
저녁을 먹고 강변 벤치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치자꽃 향같은 향기가 코끝을 스치고
강변 배위에서 흥겨운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는 사람들이 보인다.
밤에도 투명하게 바닥을 보이는 강. 그리고 총총한 하늘의 별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이곳 콜로라도 강에 앉아 있는 내가 비로소 실감이 된다.
강행군인 여행
다시 이 강 이 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을까?

 

  하와이는 섬 전체가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쪽빛과 에메랄드빛으로 이루어진 바다, 넓은 모래벌
이 모래들이 매년 외지에서 운반하여 깔아놓는 것이라는데 또 한번 놀랐다.
와이키키의 밤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횃불을 밝혀 놓은 해변 벤취에 앉아
하얀 포말을 밀고 들어오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으니 꿈을 꾸는 듯 하다.
 마지막 날 잠수함 타러 나가다가 기력을 다한 체력에
배 멀미로 무지 고생을 했다.

 

   공항서 돌아오면서 비로소 내가 있던 자리들이 걱정된다.
나를 둘러싸고 있던 일상들..
그 속에 풀지 못하고 얽혀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면서 길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더욱 생둥한 느낌으로 가슴 밑바닥에 무게가 실린다.

 

  ' 업고가고 안고가고, 삶과 죽음과 세월이 서로 안고 안기며 섞여 가는 것이
우리 세상살이 흐름이라'(이청준) 했던가
 다시 섞이어 함께 흘러가야 할 내 자리로 다시 이렇게 돌아와 있다.

 

 

추신:  떠나기 전 '매미' 의 피해가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  하와이 현지 한국 방송에서도 모금을 하고 있었다. 그 화면을 보면서 이 곳 한인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 본 모습도 참으로 처참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모금운동에 일부 동참 할 수 있다는 것 뿐.. 

 

서해대교가 더 훌륭한가 같은데.. 다만 1930년대 만든거라면 가치가 있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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