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저 너머 30년의 세월

edina 2008. 11. 29. 11:22

평소 어울리는 친구들과 화성 궁평리로 짧은 드라이브를 할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몇 명이 더 어울리게 되었다.

 

졸업 후 처음 만나는 친구도 있었다.

 

장소는 올림픽 공원

 

집을 나서는데 윤주가 거든다.

- 아침부터 웬 올림픽 공원?

 할머니들이 모여서 체육대회 열어? 

 

ㅎㅎ 웃으며 나선길. 사당에서 J를 만나 같이 전철을 탔다.

3명은 이미 와서 기다린다고.. 장소를 이야기 하는데 계속

어긋나는 대화내용.

 

J -  (통화하면서) 벤치에서 기다린다구?...  @#$%&~~

나-  추운데 왠 벤치야~ 들어가서 기다리라구 해~~  거기 스타벅스~~~

J-  벤치말구 스타벅스 가라는데~~.  벤치로 오라구~~~

나-  왠 벤치 싫어 추워 스타벅스~~~

 

결국 ' 벤치'가 아니고  ' 랜치'(이것도 맞나?) 였는데

암튼 만나기 전부터 무쟈게 웃겼다.

 

여섯명이 모였다.

30년의 세월, 중간은 생략한 채

우리는 그 너머를 열심히 추억했다.  칼국수전골을 먹으면서..

 

U, L, 퀸대회에 출전했던  N

U 와 N은 어찌나 살이 쪘던지 우연히 길거리서 만났다면

그냥 스쳐지나갈 정도로 모습이 변했다.

 

시대도 우울하고, 주변 상황도 우울했던 그 시절

좌절의 시간은 내게만 있었는줄 알았는데

이애들에게도 있었다니..  그 어두운 이야기들을 그래도 우리는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올림픽 공원을 산책하려다가 늦가을의 스산함떄문에

그냥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커피 빈' 건물이 이쁘고 전망도 좋아 들어가려했더니

그 시간에 꽉 찬 실내

 

결국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며 황당했던 과거의 이야기들을

하고 또 하고..  실제로 그들중 둘 과는 한마디 말도 안나누었던 것 같다.

모숩만 어슴프레 기억하고 있었을 뿐..

우리는 짧은 미니 스커트를 , 하늘한 쉬폰 원피스를

수많은 땡떙이를 위한 시간들을

그리고 종로통의 이야기들을 했다.

 

하늘을 올려다 보기 싫어 땅만 내려다 보고 살았던 시간들

그래서 주변도 알아보지 못했던 시간들

다섯 친구들과의 시간이 엾었다면 버텨내지 못했을 시간들이

줄줄이 풀어져 나왔다.

 

아직은 서먹한 셋을 내년 싸리꽃 필때

이곳에서 다시 만나자고 인사하고

 

우리 셋이 삼성역으로 2차를 갔다.

그래도 이 거리는 젊은이들로 부산하다.  이리저리 보대끼며 한 시간을 쇼핑하고(산 물건은 하나도 없다)

'오킴스브로이 하우스' 갔다.

 

둥클레스에 연어셀러드 에다 와인치킨까지..

 

두번이나 먹어보려다 놓친 '와인치킨'  ( 그날 한정수량이란다)

요리하는 분이 직접 시범(?)도 보이고 잘 뜯어서 담아주고 간다.

 

 역시 맥주는 둥클레스야~

 

오늘도 황비마마 J를 잡았다.

 

 

11시가  넘어 일어섰다.

적당히 취하고 적당히 께서 돌아오는 전철안에서 생각

 

30년의 세월이 어떻게 이렇게 가까운 걸까.

내 기억속에 남아있는 아이들

그리고 그들의 기억속에 남아있을 내모습.

 

'Time is tight'를 들으면 생각나던 J ( 그 곡에 맞춰 정말 근사하게 춤을 췄다)

' An  old fashioned love song'을 들으면 그곡을  좋아했던 O 생각을..

이렇게 토막으로 남아있는 그때의 기억들이 이제는 먼 추억이라니..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말이라는 특이한 느낌과 이어지는 만남  (0) 2008.12.15
일상  (0) 2008.12.04
깊은 가을 이야기  (0) 2008.11.21
19년만의 승리 - 사우디전  (0) 2008.11.20
이천 도드람산  (0) 2008.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