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부산여행

edina 2008. 1. 15. 20:53
 

부산여행을 다녀왔다.

부산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고딩 때 수학여행이다. 부산을 처음 간 것이 바로

그때이니까.

기차를 타고 (그 당시에는 기차 타는 일도 흔치않은 일이었다)가다가 중간역에

잠시 서기라도 하면 옆 칸 남학교 학생들과 대면을 하게 되고, 어디선가 주소가 적힌 쪽지가 날아오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남여가 유별한지라 이성 만나기가 그리쉬운 일이 아니어서 이런 경험은  참으로 아슬한 느낌이었다.

그당시 우리에게 부산은 얼마나 먼 곳이었는지.  낯선 말, 낯선 시선들이 우리를 따라 다녔다.

숙소인 여관에서 받은 질 나쁜 밥상의 기억,  밤이면 여관을 탈출하려고 음모를 꾸미고 몇몇이 기에 도망나오기도 했다.  나와봐야 딱히 갈 곳도 없는데 그 과정에서 느꼈던 스릴은 참 대단했다. 


어쨌든 이번엔 KTX를 타고 갔다.   수다하면서 가서 그런지 금방 도착했다.



처음 간 곳은 충렬사.  임진왜란때 왜적과 싸우다 장렬히 순절한 부산지방의 호국선열들의 영령을 모신 곳이란다.

 

점심으로는 ‘금수복국’ 집에서 시원한 복지리를 먹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이틀 동안 부산 곳곳을 누볐다. 아마 내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곳도 있으리라.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역시 범어사 다.

(일주문 사진이 없어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퍼왔다)

 


범어사에서


나무기둥 돌기둥에 얹혀

맞배지붕이 하나 된 일주문

들어서니

중생衆生의 시간 까마득하여라.


귀퉁이 떨어진

석등을 돌며

내 안에 들어오신 부처님이

당신안의 부처님을 마중하다


오죽烏竹의 혼흔드는 댓잎소리

동백숲으로 사라져 가고

감아도는 내 외로움

날 선 가슴속으로 사끄러지다.


세상의 모든일(凡於事)속에

놓아주어야 할 시간들.



 


누리마루는  제13차 APEC 정상회담 (2005년 11월 18~19일)이 열렸던 곳.

우리 딸은 이 말을 ‘ 세상의 꼭대기’로 해석한다. 그도 그럴 듯..



누리마루 앞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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