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떠났다.
2008년 어딘가 여럿이 놀러가던 차 안에서 이청준님이 돌아가셨다는 뉴스를 들었다.
너무 충격이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그 충격의 감정을 전했는데 모두들
'이청준이 누군데?' 였다.
그랬다. 그는 아무나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전집도 한 권 가지고 있고,
현대문학지에 꾸준히 실리는 그의 소설을 읽었다. 편안하고, 어떤 알 수 없는 그리움을 끄집어 내는 그의 글은
고향같았다. 어느날 신문에 실린 그의 추모제 기사를 읽고 그를 찾아 나섰다.
장흥, 지도를 보니 땅끝마을 가까이다.
달려달려 도착한 장흥 중심은 시장이다.
탐진강 이 넓은 땅에 저 높은 아파트는 도대체 뭔지.
돌다리를 건너보며
점심은 장흥의 유명한 먹거리 삼합이다. 한우와 버섯과 키조개를 구워 같이 싸먹는 음식
맛있다. 또 먹고 싶을 만큼
회진면 버스정류장
마을 출생인 한승원과 이청준 소설길을 걷는다.
노력항
길을 잘못들어 헤매다 찾은 한승원 생가
서울로 유학한 한승원이 위장병으로 고생하면 내려와 이 옹달샘물을 마시면 씻은듯이 나았단다.
이 물을 먹으면 시와 소설을 잘 쓰게 된다는데 열어보니 이미 옹달샘이 아닌 고인물
동네 꼭대기 끝집..이집은 지금은 비어있고 한승원은 안양면에 자신의 호를 따지은 '해산토굴'에 기거하며
글을 쓰고 있다.
기왕 지정된 생가이면 군에서 관리 좀 잘 할 것이지
마당에 방치한 맨홀에 민철씨가 풍덩 빠졌다.
이 바다를 바라보며 글을 썼단다
자신의 주검과 이별하러 온 사람들을 맞을 방한 칸 더 짓고 싶었던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
이렇게 잇대어 증축한 걸까?
빚으로 넘어간 집을 찾아온 아들을 하룻밤 재워보내려고 주인에게 사정해
더운 밥 해먹이고 하룻밤 재워 이른 새벽 남의 눈을 피해 버스정류장까지 배웅하던 길
아들은 버스 타고 서울로 떠나고 어머니 혼자 되돌아 오던 길
'달콤한 슬픔, 달콤한 피곤' 으로 과거 얘기를 듣고 있는 아들
아들과 둘이 걸어오던 눈길에 발자국을 되짚어 걸으며 그 발자국에 한없이 눈물 쏟았다는 어머니
그러고는 동네 어귀로 들어서지 못하고 뒷산 잿등에 앉아버린 어머니
말간 햇살이 부끄러워 시린 눈을 가라 앉히려 했던 어머니 .. 저 담밑 작은 장독들을 보면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그리고 그 잿등을 걸어보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요즘 해는 어둑해 진다 싶으면 툭 떨어져 버린다.
회진항에 숙소를 정하고 모둠회로 저녁과 맥주 한 잔, 오랜만에 맛있는 지리탕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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