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리고 있다.
질마재 길을 걷기로 했는데.. 뜬끈한 방에서 늦은 시간까지 비가 멎기를 기다린다.
아침은 대충 떡과 커피로 ~
방이 따끈따끈 해서 잠을 잘 잔 덕에 비염증세가 훨씬 나아졌다.
날씨를 검색해보니 점심때 부터 갠다고 나와있다.
딱 맞는 날씨예보
11시가까와 지자 비가 멎기 시작하고 산너머 구름이 하늘로 올라간다.
짐을 꾸려 나선다.
숙소에서 나와 풍천까지 걸었더니 강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수변도로를 따라 걷는길
흙빛 풍천은 자연 그대로 강의 모습이라 정겹다.
갈대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갈색의 유혹, 화려한 단풍빛은 이미 지나고 이렇게 갈색 풍경은
또 그대로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왠지 숙연해지기도 하고
잠재된 그리움을 일어나게도 하는 빛
낙엽 길.. 멀리 두 친구의 모습이 보인다.
길 표지 리본
이렇게도~
사실은 소요사를 거쳐 질마재를 넘을 계획이었는데
트레킹 길이기보다 등산길이라 너무 힘들어 연기제로 돌아내려왔다.
아직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산 길이 덜 닦이고 걷기도 힘들다.
나만 그런가 했더니 친구들도 힘들어 해 결국은 방향을 바꾸었다.
다시 강을 따라 걷는다.
미당시문학관까지..
국화축제도 하고 있어 길마다 국화꽃이 가득가득~
미당 서정주님이 태어난 마을 표지
미당이 다녔던 서당이란다.
방앗간인듯 미당의 외가
바닷물이 여기까지 들어왔었다는데
미당이 태어난 집
아비는 종이었다../ 스물 세해동안 나를 키운건 팔할이 바람이었다/ 는 미당.
줄포만에 넘치는 바닷물이 집마당까지 넘어들어오고
바닷물로 소금을 만들고,고기를 잡아 장날이면 질마재를 너머 마을로 가 팔아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난 미당
미당시문학관은 폐교를 개조해 만들었다.
국화축제중이라고 국화꽃으로 장식한 모습들..
그냥 국화꽃을 수북히 늘어놓앗으면 하는 아쉬움이
정말 노란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펄럭이는 시화들
그중 '국화옆에서'를 잡았다.
국화옆에서 .. 이즈음의 내 모습이어야하는데..
마당에서 떡을 치고 있다.
떡메를 쳐보려고 들었는데.. 우와~ 어찌나 무겁던지.
이크~ 이럴때는 꼭 왼속이 먼저 나서서
사람들이 '외로 치네~~' 한다. 내리쳤으나 떡은 꿈쩍도 하지않는다.
부녀회에서 음식을 팔고 있었다.
농사진 콩으로 만든 두부라는데 .. 어찌나 맛있던지 사오고 싶었으나 ~~
파전에 도토리묵, 막걸리 그리고 방금 만들어진 인절미까지
너무 맛있어서 배두드리며 포식~
기념관 안으로 들어가니 미당이 사용한 장롱이
방금 옷을 갈아입고 나간듯 그대로 있다.
미당이
일본이 그렇게 일찍 망할 줄 몰랐고
어머니때문에 살기 위해 친일을 했다는 것 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전두환 정권과의 이 짓은 끝내 이해할수가 없다.
왜 그랬을까..
전망대 위에 시구절들을 새겼고
그 아래 마을이 정겹게 보인다.
미당문학관에서 흥덕까지 버스를 탔다. 고속버스가 고창에서 이곳을 경유해서 서을로 간단다.
오후 5시 20분 차를 타고 금요일이라 밀리는 길 밤 9시쯤 서울 도착
집에오는 버스에서부터 월드컵 예선전 UAE 경기 보면서 왔다.
집에오니 후반 2:0 승이다 . 이근호, 박주영 골
가을의 끝자락이나마 잡고 왔다.
갈색의 남도 땅, 강을 따라 걸으면서 어린 날들도 추억하고
산길을 걸으며
비가 내려 이미 썩어 흙으로 돌아가는 나뭇잎들의 냄새도 흠뻑 맡았다.
나도 자연 이려니 순응하며 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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