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네 여자가 떠났다.
몇 번을 벼르던 1박 여행길이다. 전날 살짝 설레기도 하면서..
동서울 터미날에서 10시에 만나 문경가는 버스를 탔다.
일록달록 옷들도 곱게 차려입고 잠시 중년을 훌쩍 넘긴 우리를 잊었다.
문경까지 그동안 못다한 수다를 나누면서 가니 금방 도착한듯하다.
벌써 점심이다. 문경새재 입구에는 평일인데도 관광객이 제법많다.
새재 할매집에서 돼지약돌구이를 먹었다. 식당에서 한 컷 찍힌 J
점심을 먹고 옷매무시 가다듬고 출발 , 지난 번 찻사발 축제때 못밟고 돌아선 길을 간다~
어쩜 하늘 색이 이럴까.
2관문 입구에서 주흘산 오르는 길로 돌아가기로 했다. 사진 안찍히려고 얼굴 가린 O의 포지션이 더 웃긴다~
주흘산 오르는 길 .. 고운 단풍
여궁폭포.. 가물어서 물줄기는 약한데
골 깊은 곳에 흘러 내리는 물줄기는 신비롭다.
혜국사까지 올라갔다. 이렇게 500m 높이에 자리한 절.
올라와 보니 주흘산이 감싸고있는 아늑한 터 다. 마당에서 잠시 짐을 풀고 간식먹고 있는 동안
높은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대웅전을 올랐다. 그 더 위에 산신각까지.
혜국사를 내려와 제 2관문까지 걸었다.
이때 벌써 해가 한 숨을 꺽었다. 되돌아갈것인가 제 3관문까지 갈 것인가.
잠시 망설이다가 넷의 힘을 빌어 우리는 끝까지 가기로 했다.
오르는 길 가에 성황당.. 돌 하나를 저기에 얹었다. 무엇을 빌었는지 그저 정성을 하나
보태야 할 것 같다.
엣 이 길로 과거를 보러 가다가 선비들이 들렀다는 주막
가쁘게 3관문을 올라왔는데도 해가 떨어졌다. 산장있는데까지 내려가 콜택시를 부르고
수안보까지 갔다. 숙소는 한화콘도. 짐을 내려놓고 온천사우나를 하고
저녁을 먹고 우리들의 저녁시간..
몸은 고단하지만 상쾌한 마음으로 맥주도 한잔 마시고 나머지 수다도 나누고..
참 새벽 2시반까지 우리나라 U19팀 의 AFC 이라크와의 경기도 봤다. 우리가 2:0 승
늦게 잠들어 결국 잠을 설쳤다. 이 애들이 과연 하늘재를 갈 수 있을까 했는데
의외로 Y 가 먼저 설쳐 우리를 몰이(?)한다.
아침은 간단하게 커피, 빵, 우유로 하고 서둘러 두번째 날 일정을 위해 출발.
수안보서 택시를 타고 월악산 미륵사지까지 갔다. 하늘재를 오르기 위해서..
지난번 봄에 왔던 길이라 가을 길은 어떨까 하는 기대로 마음이 설렌다.
하늘재 입구에 있는 3층석탑
절과 떨어진 곳에 석탑이 있다니.. 신기하다.
땅 기운을 보강하기 위해 세웠을거라 추측한단다. 그 옆에 반신상..
지난번엔 초록을 배경으로 있었는데 가을색을 두르고 있으니 또 새롭다.
하늘재 입구에 들어섰다. 이 길은 충북 충주시 상모면 미륵리와 경북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를
잇는 길로 옛사람들의 넘나들었던 최초의 자연 길이란다.
싱숭생숭 가을색이 깊은 길을 감탄을 하며 걸어 가다가 갑자기 누가 소리를 지른다.
칼~~~~ 우리는 너무 놀라 올라가던 길을 돌아서야 했다.
여자 넷만 걸어가던 길, 가운데에 놓인 이 칼의 정체는?
미륵사지 해설사가 있는 초소까지 내려와 해설사 한 분에게 이야기 하니 같이 가보잔다.
결국 별일 있겠냐는 대답과 경찰에 신고해주겠으니 안심하고 올라가라는데
그럴수가 없어 우리는 그냥 돌아설까 한참을 헤맸다.
지난번에 그렇게 혼자 편안하게 올랐던 길이 넷이 나섰는데 이런 장애가 있을 줄이야.
하늘재가 인연이 아닌가 결국 돌아서 내려오는데 정말 경찰 두 사람이 올라오고 있었다.
현장을 확인하고, 피 묻은 칼이 아니니 안심하고 오르라고 하고
그 시간 드문드문 오르 내리는 사람도 있어 다시 길을 나섰다.
참 사연 많이 남긴 길이다.
이렇게 좋은 길을 못보고 돌아설 뻔 하다니..
쉬엄쉬엄 오르니 길 끝에 하늘이 보인다.
문경 넘어가는 길 경계에 있는 휴게소
우리들의 편안한 휴식
이곳에서 산채비빔밥에 동동주 한 잔을 마시고 다시 문경새재 3관문에서 내리막길로
내려가기로 했다.
자연휴양림에서 제 3관문까지 오르는 길이 예상만큼 만만치 않다.
거기다가 하늘재에서의 긴장햇던 것과 동동주의 뒷끝이 안좋은 탓인지 힘이 들고
식은땀이 난다. 생각보다 씩씩한 아이들을 의식해서 참느라 죽는줄 알았다.
제 3관문에 올라서니 내리막길이니 좀 마음이 놓인다.
어제 급히 오르느라 놓친 길들도 차근차근 보면서 내려갔다.
하루사이 단풍이 더 고와진것 같다.
구여움을 떠는 두 녀석~ ㅎㅎ
그냥 오기 아쉬워 결국 주차장 부근에서 사과를 한 봉지 샀다.
서울 가는 차를 기다리며 사과를 한개씩 깍아 먹었다. ^.*
맛은 기대만큼 아니었지만 상큼했다.
서울 도착하니 테크노 불빛의 휘황함~~ 단 이틀인데 멀리 유배되었다 온듯 새롭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들간의 우리들의 여행,행복하다.
가을색이 맘껏 가슴에 들어왔고, 친구들과 다정한 시간이 있었고
그와 어우러진 추억이 한 토막 남았다.
다람쥐와 사슴이 무섭다는 J
사람들이 어떻게 할까 무섭다는 O
어둠속에 귀신나올까 무서운 나
두루두루 무서운 Y
무서움이 유난히 많은 네 아지매의 가을 여행은 아무 탈 없이 끝났다. ^.*
아침 신문 기사중 죽음 앞에서 '나' 부여잡을 때 어김없이 공포가 올라온단다.
우리가 그동안 편안하게 살았기에 작은 일에도 소스라치는지 모르겠다.
나이들면 언제나 함꼐 할 수 있는 친구 여섯이 필요하단다. 그 여섯 중의 셋이
너희들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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