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소식들..

edina 2008. 9. 10. 20:33

아침에 베란다 너머로 들어오는

안개의 냄새를 맡았다.

가을 안개의 냄새는 특이하다. 

 

습한바람속에 갇혀있던 끝이 없을 것 같던 초록도

이제 성장을 멈추고

더위로 뭉툭해진 도시의 선들도 다시 각을 세우고 있다.

무성한 잎을 키운 만큼 이 가을 떨구어야 할 낙엽도 많아질 나무들..

우리의 생도 그러하리라 생각이 든다.

 

청춘이 화려했으면 그만큼 노년의 허탈함도 크지 않을까.

 

전임교에서 같이 근무하다가 이번에 교장 발령을 받은 샘을 축하해주기 위해

학교로 찾아갔다.  떡을 해가지고 ^.*

역시 나이가 들면 왜 승진을 해야하는지 이유를 알듯

번듯한 방에 교장샘을 뵈니 예전의 그와 다른 모습을 보는듯하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전해들은 두 가지 충격적인 소식

 

학교에서 체육부장으로 있던 J 샘이 암으로 투병중이란다.

건강한 모습에 마음도 너그럽던 사람인데

승진을 위하여 점수 있는 학교로 전출해 고생도 많이 하고

운도 안따라 이제야 교감 발령을 받았는데 부임도 못하고 휴직 상태란다.

온몸에 퍼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라 요양원에 있다는데

사람들 문병조차 거부하고 있단다.

 

지금도 그 샘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살아있는게 살아있는게 아니다.

 

또 한소식

그 무렵 학교 생활을 접고 일찍 명퇴를 신청했다가  명퇴가 되지 않아 그냥

학교생활을 했던 여선생인 K 샘은 그 후 잘 풀려서(?) 지금은 모 중학교 교장이 되었다.

흔히들 말하는 관운이란것에 대한 생각....

K샘은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가지않은 길에 대한 미련.. 그러나 난 지금의 이 상황이 좋다.  아둥바둥 사는 일

그것이 비록 승진의 기회가 된다 해도 택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J샘이 암을 이겨내고  다시 복직했다는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다.

그러면 꼭 찾아가서 얼굴 보리라.

 

아침에 느껴졌던 가을 느낌이 낮엔 완전 배신 때렸다.

어찌나 더운지 다시 더위 먹은 느낌

 

인디언 썸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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