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 깊이 또아리 틀고 있는 무서움의 정체는 뭘까?
심리학 용어로 'phobia'
우선 고소공포증이 심해 스키장 리프트부터 놀이공원 롤러코스터를 타지 못한다.
거기다가 높은 곳에 설치된 다리위를 운전하고 지나치려면 등에서 식은 땀이
좌악 흐른다.
폐쇄공포에다 어둠 공포까지..
이 나이가 되도록 남편이 출타중이면 혼자 집에서 편히 잠을 못잔다. ㅠㅠ~
온 방 불 다 켜놓고 거의 뜬눈 수준이다.
요즘 내가 왜 이럴까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이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신앙을 가지고 있음에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것.. 어떻게 깨칠 수 있을까..
며칠동안 기를쓰고 평정한척 했던것 같다.
오늘 핵의학 검사 받는 날. 짐짓 태연한 척 했지만
가슴 깊이 무척이나 자리를 못잡고 휘젖고 있었나 보다.
어제 밤부터 가슴이 둥둥 대더니 아침엔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다.
같이 가줄까 하는 남편의 말에는 몰 가냐고 혼자 갈수 있다고
큰소리 쳤지만 왜 그리 무섭던지.
양재대로가 오늘따라 뻥~~ 뚫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앉아서 잡지들을 죄다 통독했다.
40분 검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나니 이제야 배가 고프다.
커피 한잔, 어제 먹다 남은 피자 한조각, 오이 한 개
FM에서 차이콥스키 '우울한 세레나데' 가 나온다. 좀처럼
2시 프로그램에선 듣기 힘든 곡인데(정만섭의 선곡은 무겁다)
장마에 접어들었다는 하늘은 비는 오지 않지만 잿빛이다.
큰것 바라며 사는거 아닌데
이 작은 것에 엄청 행복하다고 느끼며 사는데
좀 대담 한 척 말고 진짜 대담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