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제주 성산봉, 다랑쉬굴

edina 2024. 12. 11. 22:52

제주의 아침,
숙소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먹는데 오늘도 눈앞에 보이는 성산 일출봉이 '나는 안오르고 갈거냐'고 말하는듯.
언제 저기 올라갔나 생각해보니 기억이 안난다. 제주에 오면 한동안 무조건 사람들 많이 찾는 곳은 피했었다.

예정을 바꿔 성산일출봉 오르기로.
생각보다 금방 올라갔고, 일출봉 정상이 이랬나 싶어 두리두리 한참을 둘러보았다. 정상 아래 분화구가 경이롭다. 깊이가 90m나 된다하니 꽤 깊고 아주 넓은 분화구다.

분화구 둘레로 작은 봉우리가 99개란다. 진짜 세어 본것일까? 봉우리가 100개면 이 섬에 호랑이가 살 수 있었는데 한 개가 모자라 호랑이가 없다는 전설. ㅋ~진짜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얘기 덕분에 그 봉우리 하나하나 망원경으로 관찰 해봤다.

4.3유적지 중 다랑쉬굴을 갔다. 네비따라 갔으나 안내 길이 끊겨서 차에서 내려 한참을 찾아야 했다. 표지 판이 잡초에 묻혀 찾기 힘든 길을 따라 들어가니 다랑쉬굴 추모비랑 흔적이 남아있더라.

토벌대를 피해 입구 60cm인 굴속(상상만해도 숨이 막힌다. 그만큼 절박했을 사람들)을 피신처로 삼은 11명의 마을 사람들, 그중 10살짜리도 있었다. 결국 발각되어 수류탄을 터뜨려도 안나오니 입구에 불을 피워 연기로 질식사하게 했다는 슬픈 역사의 자리다.  노태우정권때 발견되어 시신을 수습하려했지만 급히 유골을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버리고 입구를 돌로 막아버렸단다. 그 안에 아직 그들의 생활도구들이 있다는데...

다랑쉬 마을은 그때 마을 전체를 없어버려 지금은 '잃어버린 마을 다랑쉬 마을'이란 포지석만 남아있었다. 이것도   잡초속에 가려져있어 한참을 찾아야했다.

다랑쉬 굴 가는 길. 아직 억새가 길 양쪽에 무성하고, 대나무가 많았다는 이 마을에 지금도 대나무숲은 남아있었다.
다랑쉬굴을 찾아 나선 길에 왜그리 바람이 불던지 쉬익쉬익 억새랑 대나무 흔들리는 소리가 가슴속을 더 스산하게 했다. 아마 혼자 나섰다면 무서웠을듯.

이들을, 이런 일들을 잊지말아야할텐데 하는 무겁고 슬픈 마음을 가지고 돌아서 나오는데 , 아이들 서넛을 데리고 젊은 이 둘이 우리에게 다랑쉬굴의 위치를 물었다. 위치를 가르쳐주며 조금은 아픈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숙소 레스토랑서 아침먹는중

성산일출봉 가는 길

잃어버린 마을 다랑쉬마을 표지석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2) 2024.12.10
노아의 숲 가는 길에  (1) 2023.11.17
파주 출판단지 지혜의 숲  (1) 2023.10.20
독도  (0) 2023.09.21
울릉도 - 독도(울릉도)  (0) 2023.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