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정경화 캐빈케너 듀오리사이틀

edina 2012. 10. 12. 23:22

바쁜 하루,  아침에 삼성병원들렀다 친구들하고 현대미술관 가서 하루종일 놀다가

지금 이때 그곳 바람과 나무들은 정말 신선하다.

저녁에 친구들 내려주고 혼자 평촌 아트홀로

 

정경화 피아니스트 케빈케너 듀오리사이틀

 

갑자기 표를 구하는 바람에 연주곡 들어보지도 못하고 갔다.

하루종일 놀다가 것두 바이얼린과 피아노 듀오니 얼마나 고요할까

그리하여 졸까봐 걱정했는데...  역시 기우~

 

처음 곡은 베토벤이다.

바이얼린 소나타 제5번 F장조, 작품 24 봄

'봄'이란 표제는 나중에 사람들이 붙인 것

베토벤을 이렇게 진지하게 들은 적이 있었을까?

 

연륜답게 여유있는 걸음걸이로(굽 높은 구두가 다소 비틀하기는 했지만)무대에 나와

관중들을 향해 '준비됐나요' 하는 표정을 짓고 확인 한 다음

첫 음 맞추지도 않고 바로 연주시작

정경화 샘 연주는 처음이라 연주 모습 표정 읽으려 했는데  2악장 들어서는 푹 빠져서 저절로 눈이 감겼다.

온 몸에 들어오는 바이얼린 선율..  참 아름답고 서정적인 악장이다.

 

두번째는 브람스

바이얼린 소나타 제 1번 G장조, 작품 78. '비의 노래'

브람스가 이탈리아를 방문했을 때 동경의 기분과 남극의 정열적인 감정을 담은 곡이고,

특히 3악장에서 클라우스 그로트 시에 붙인 브람스 가곡 '비의 노래'악상을 삽입해서 '비의 노래'란 부제가 붙었단다.

역시 이 곡도 2악장이 백미다. 

 

듀오연주를 이렇게 작은 홀에서 듣는 것은 참 의미가 있는데

역시 홀의 수준은 .. 베토벤 연주에서 1악장 끝나자 우뢰같은 박수.. 얼마나 놀랐는데..

그러더니 이어서 악장 끝나면 박수.. 정경화 샘이 나중엔 '조용'입에 손을 가져다 댄다.

브람스 연주때는 아예 악장 끝나갈 무렵 무대 양옆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악장사이 박수치지 말라고 안내문 내보내고

웃어야할지 암튼 헤프닝~~

 

인터미션후에는 프로코피에프 다

바이얼린 소나타 제 1번 F단조, 작품 80

 

프로코피에프 연주는 두 번째인데 역시 어렵다.

앞의 연주들은 간간히 눈을 감고 들었지만 프로코피에프는 절대 그럴수 없었다.

1악장부터 잔뜩 긴장해서 한 음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어떻게든 이해해 보려고 노력해야 하니까~

 

이곡은 바이얼린에 약음기를 사용하는 부분이 있어 바이올린의 새로운 음색을 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 악장에 마지막 분은 고요히 길게 이어지며 끝나는데 그 여운을 정말 깊고 느리게 느꼈다.

다행히 전반부 박수때문에 머쓱해서인지 미리 박수치는 사람들이 없었다.

예정곡들이 끝나고 커튼콜 두번만에 무대에 나오셔서

왔다갔다 힘든데 하면서 구두도 벗고 앵콜곡 연주  첫 곡은 편안하게 엘가~

두 번째 곡은 브람스인데  연주회연장인듯 진지했다.

그리고 보너스로 노래 한곡 더

 

연주도 훌륭했지만 정경화샘의 그 표정.. 웃음과 찡그림과 심각함과 그 다양한 얼굴모습과

몸짓은 또하나의 연주를 보는듯했다.

 

베토벤과 브람스가 서정시를 읽는듯 했다면

프로코피에프는 다소 난해한 신춘문예 시를 읽은듯하다. 

 

돌아오는 길

연주회장에서 산 CD (최고 기량의 연주를 할 때 음반이다)를 들으며 집에왔다.

오늘의 엘가와 그때의 엘가

음반이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때가 생동감있었다면  오늘은 여유로웠음을..

 

이 가을은 아마 바이얼린소리로 보낼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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