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최욱경

edina 2006. 5. 6. 16:40


'철저하게 외부 입김이 배제된 캔버스와의 싸움

어떤 편견이나 압력도 내 성을 허물지 못하리라.'

아침에 신문을 보다가 낯익은 그림 한점에 눈이 갔다.
훅~ 숨이 멎는듯...

'최욱경' 그 다.

마흔다섯 해 짧은 삶을 스스로 마감한 여인

자기 작업실 이름을 '무무당(無無堂)'이라 이름짓고
그 말을 실천이라도 하듯 갑자기 생을 마감한 여인

10여년전 처음 운전을 했을 때
운전 연습도 할겸 택한 길이 현대미술관이었다.

8월 한 달 내내 아침 개관 시간에 맞추어 미술관을 갔다.
그 아침의 공기와 미술관 특유의 향과 거기 휴게실의 커피와 샌드위치는
그만이었다.

미술엔 문외한이었는데
전시장을 돌다가 그림 한 점에 멈춰섰다.
붉은 빛의 강렬한 색채, 구도
추상화 한점이 왠지 내 무지를 깨우는것 같았다.
그가 바로 최욱경이었다.

오고
가고
지나치면서
가버리는.......

오고
가고

가야만 하는
그리고는
영 지나쳐 버릴
만나지 못할
永別 의 線들입니다.

-「線」 행복한 것 중의 하나는

두통이 없는 것이람니다.

마음이
천치처럼 단순하여
늘 웃어 버릴 수 있는 것이랍니다.

- 「행복한 것 중의 하나는」

그의 짧은 글을 읽으면서 왜 자꾸 전혜린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그의 20주기 전시회가 소공동에서 열린단다.

갑자기 번개가 치고 소나기가 쏟아지는 창밖
그의 강렬한 빛이 그립고, 알 수 없는 우울이 가슴에 꽉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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