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떠났다. 몽골로~
대한 항공을 타고 늦은 시간 울란바타르 징키스칸 공항에 도착했다.
이번이 두 번째. 짧으나마 추억이 남은 곳이다.
공항 밖 바람은 선선했다.
선진호텔에 짐을 풀고 첫날은 울란바타르 자이승기념관, 복드한 왕궁박물관 등 시내 관광
유목생활을 한 민족이라 남아있는 유적이 별로 없다.
시내를 누비는 버스와 전차
버스는 대부분이 우리나라 중고 버스다.
승용차는 지난번 왔을때보다 일본차가 많아졌다.
버스에 우리나라에서 달고 다니던 번호, 정류장 이름도 그대로 있고,
하이서울 로고도 보인다. 앗 태극기도 있다.
이들도 이제 자기들의 위대한(?)역사를 찾으려고 이처럼 초원 한가운데 거대한 칭기스칸 동상을 세우고
자기들의 13세기를 찬양하려한다. 아직 미완인 이 동상 건립에 우리나라도 참여하고 있었다.
초원으로 이동하기 전에 만즈쉬르 사원을 들렀다.
만즈쉬르 사원 가는 길은 벌써 초원의 푸른 빛이다. 귀여운 막내랑~
20세기 초 공산주의의 종교 말살 정책으로 승려들을 죽이고. 시원도 불태워 흔적 만 남아있다.
샤머니즘 의식이 강한 이곳 사람들은 곳곳에 이처럼 우리의 서낭당 같은 걸 많이 세워 놓았다.
오보OVoo라고 불리우는 서낭당.
옆 게르입구를 지키는 근사한 독수리
이번 여행은 일정이 짧아 테렐찌 국립공원 안에 있는 캠프에 머무르기로 했다.
우리가 머무른 게르 캠프촌
테렐찌 국립공원은 넓은 평원과 바위 산이 함께 어우러져 있고 다른 지역보다 강우량이 많은듯 하다.
지난번 아르항가이에서는 몽골식 식사라 음식비위가 약한 나는 무쟈게 고생했는데
이번에는 아침엔 빵과 커피를 주어 흐뭇했다. 특히 몽고 빵은 참 맛있었다.
아침에 식당에서 커피를 마시면 창밖으로 이렇게 초원이 보인다,
다른 투어와는 달리 여기서는 여유가 있다.
아침을 먹고 앉아서 쉬기도 하고 산책도 한다.
우리가 머물던 게르에서
요 14번 이 우리 집, 뒤로 보이는 하늘빛.. 아!
주변에 톨강을 보러 가는데 갑자기 번개가 치더니 소나기가 내리고
밤톨만한 우박이 떨어지기도 했다.
3 년전부터 이곳 날씨가 하루에도 몇번씩 변하는 기후가 되었단다.
비가 와서 강가를 걸어 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언제그랬냐는듯 맑아진 하늘
강물이 꽤 깊다.
돌아오면 이렇게 책을 보기도 하고.. 책을 좋아하는 슬기는 오후 시간을 이런 식으로 보냈다.
나는 옆 게르에 가서 맥주도 마시고 수다도 떨고 그렇게~~ ^.*
낮이면 양떼, 염소, 소들이 풀을 뜯으며 놀다가 해질무렵 어디론가 떼를 지어 간다.
말을 탄 양치기들이 호령을 하기도 하지만 개가 양들을 위협하여 몰아가기도 한다.
우리 게르에서는 이녀석이 그 임무를 맡았다.
주인이 인상한번 쓰면 달려가서 헤매는 양들을 몰고 온다.
어찌나 순하고 착한지 이렇게 안겨서 떠나려고 하질 않는다.
말을 탔다. 내가 탈 말과의 조우~ 착하다고 쓰다듬어 주면 알아듣는듯 하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밤 9시쯤 늦은시간 일몰이 시작된다.
아쉽게도 이번엔 밤 하늘이 청청한 날이 별로 없어 총총 뜬 별을 못보았다.
양평 천문대 유주상 선생님의 명강의와 시뮬레이션에 만족할 밖에..
애초에는 흡수굴까지 계획된 여행이었는데 일정이 줄었다.
여전히 몽골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한 아름다운 곳이다, 순박한 사람들도 여전하고..
여행전에
지독하게 앓고 난 감기가 기침 끝을 여전히 끌고 있었고,
장마중인 날씨로 온몸 구석구석 습기를 머금어 관절이 흐멀흐멀 해졌는지
쏙쏙 쑤시는듯하던 몸에 여행을 해도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실제로 일행중 한 명은 비자까지 받고 결국 떠나기를 포기했다)
오히려 초원에서 하룻만에 씻은듯 나았다.
초원에서의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몸도 편안해졌고, 모처럼 시간에 여백을 둘 수 있었다.
너무나 치열하게 살았다고 문득 느껴져
이제는 쉬엄쉬엄 살아보자고 퇴직을 한지 1년 5개월
나는 여전히 시간을 쪼개며 살고 있질 않은가..
여행이란 나 자신과 다시 대면하는 일.. '나'를 다시 보고 돌아왔다.
이곳은 여전히 장마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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