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추워진 날씨.
오랜만에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늦게까지 침대서 뒹굴거리고
토스트 한 쪽에 커피 내려 아점을 먹고
'커피해피'에 주문 한 커피가 왔다.
모카 브렌디 SAY
탄자니아 몬둘 AA
콜롬비아산추아리오 버몬
코수타리카 엘사르 각 100g 씩 주문했다.
모카 브렌디를 먼저 마셨다.
분쇄기에 가는 동안 벌써 주방 가득 퍼지는 커피향. 부드럽고 순한 맛.
요즘은 밖에서 마시는 커피가 오히려 맛이 없어 거의 집에서 커피를 마신다.
아무 머그 진에 마시던 것도 이렇게 구색 갖춰서..
내가 좋아하는 커피 잔.
며칠동안 나를 지배하던 우울의 덩어리가 실은 다음달에 있을 검사 결과 때문일까.
결과에 따라 어쩌면 다시 입원하고 수술하고 해야하는 과정을 거칠지 모른다는
불안감..
그전에 짧은 여행이라도 다녀와야겠다. 이제 나이들어 몸에 작은 문제가 생기는 일을
수순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소심한 나는 그렇지 못한거 같다.
견진을 받으려고 교육을 받고 있다. 성령세미나에도 참석하고..
굳이 갑자기 믿음이 당겨서라기 보다 그냥 길이기에 가보려는 것.
요즘 '신앙생활'을 가깝게 하다보니 벌써
'하느님이 당신에게 오라고 시험을 주는 거다' 라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가장 싫어 하는 말이다.
이건 합리화를 위한 변명이지 신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자만일까..
저녁에 속보로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 소식이 떴다.
놀라움.. 몇 달 전부터 병중이신건 알았는데...
뉴스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난다. 본능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