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10년전 개심사를 왔을 때
감격했던 기억때문에 이 절을 종종 찾는다.
올 때마다 조금씩 가져야 했던 실망감이 이번엔 너무나 크다.
처음 왔을 때 절 입구에는 작은 컨테이너 가게 하나 뿐이었는데
이제는 음식점도 여럿이 생겼다.
입구에 세심동 개심사라는 표지석이 길 양쪽에 세워져 있다.
일주문
일주문을 들어서 오르는 길
각각 자기 모습을 지닌 소나무 길이다.
날이 흐리고 바람이 조용한 탓인지 오늘은 숲이 흔들리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개심사는 백제 의자왕 14년(654) 혜감국사가 지은 후, 조선 성종 15년(1484)에 고쳐 지었고
현재 건물은 고쳐 지을 당시의 모습을 거의 유지하고 있다.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길에
연못과 다리
겹벚꽃이 다 지고 초록 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참 잘생겼다.
개심사는 중정을 중심으로 동측 후면에 대웅전(大雄殿),
서측 전면에 안양루(安養樓), 북측과 남측에 심검당과 무량수전이 각각 배치되어 있으며,
중정 가운데에는 5층 석탑이 있다. 무량수전(無量壽殿)의 남측으로 요사채가 이어지면서
또 하나의 작은 안마당을 형성하고 있다. 사찰의 중심영역에서 남측에 따로 떨어져 명부전(冥府殿)이 배치되어 있다.
극락으로 가는 문, 안양루
전에 왔을 때 스님이 안양루 벽면에 그려진 그림들을 설명해 주던 기억으로
그림들을 다시 찬찬히 보려고 올라섰으나
바닥에 시주하라는 기왓장이니 공양미들이 쌓여있어 어수선해
그냥 내려섰다.
안양루 옆에 작은 진입문인 해탈문(解脫門)을 지나면 대웅전 앞마당이 나온다.
충남 일대의 사찰에서 흔히 보이는 우각진입(隅角進入)의 방식
대웅전의 측면(박공면)을 보면서 진입하도록 되어, 박공지붕인 대웅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단다.
범종각
나무를 있는 그대로 짜올리고 처마는 겹처마의 정자식 건물
대웅전
기단 위에 1484년 중창한 다포식 건축양식으로 조선 초기의 건축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겹처마 맞배지붕으로 되어있으며,
덤벙주초 위에 배흘림이 있는 원주를 세웠다.
개심사 대웅전은 몇 채 남아있지 않은 임진왜란 이전 건물로,
구조형식상 주심포계에서 다포계로 이전해가는 과정상의 절충형식이라는 데서 그 가치가 높다.
오층석탑
무량수전
남쪽에 떨어져 있는 명부전
사람이 죽으면 다음 세상으로 가기 전에 심판을 받는 곳이라는 명부전에는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염라대왕 등 10대왕이 모셔져 있다.
이 명부전은 기도 효과가 커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단다.
안양루에 그려진 벽화 중
성난 흰 코끼리가 달려오고 있다.
흰 코끼리를 피해 도망을 가나
그만 저만치 아래 낭떠러지이다.
나무줄기 하나를 지탱해 간신히 떨어짐을 모면하고 매달린다.
바로 아래에는 네 마리의 독사가 날름대고 있다.
벼랑 위 나뭇가지에 매다린 벌집에서
달디 단 꿀이 뚝뚝 떨어져 입안으로 흘러 들어온다.
아~ 이 달콤함~
그런데 흰 쥐와 검은 쥐 두 마리가 양쪽에서 나무줄기를 갉아대고 있다.
전에 이 그림에 취해 한참을 보다가 돌아서는데
'현세(現世)에서 어떻게 살아도 양심만은 놓지 마라'던 스님 말씀이
다시 들리는듯 하다.
산신각을 오르기 위해 산 길을 오르는데
스님들이 정진하는 곳인지 입구에 세워놓은 기와 한 장
겁없이 들어선 '길'
나의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나의 것이라고
우기고 싶었던 길.
나무사이로 햇볕을 받으며 산신각이 보인다.
상왕산을 지키는 산신을 모신 곳이다.
그리 넓은 터에 지어진 절이 아닌데도
이곳에 오면 마음이 트이는듯 편안했는데
이번에는 답답하다. 마당에 여기저기 새 건물을 짓기위해 쌓아놓은 자재들이며
공양하라는 기왓장들..
마음먹고 이곳저곳 빠짐없이 찍으려고 했는데 많이 놓쳤다.
내려오는길에 해우소를 잡았다.
전형적인 절집 해우소 모양이란다. 칸막이가 허리까지만 되어있어
선뜻 볼 일 보기가 쉽지않다.
다음에 오면 이곳이 또 어떻게 변해있을까.
이제 다시는 그 고즈넉하고 포근한 분위기는 느끼지 못할것 같다.
마음을 씻고 마음을 열어야 하나 , 마음을 열고 마음을 씻어야 하나
늘 사유하며 순순히 오르던 길이었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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