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00도로 끓고 사는 여자, 한비야

edina 2006. 4. 14. 09:57
 

내가 다시 태어나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면 한비아처럼 살고 싶었다.

49살의 화장끼 없는 얼굴이지만 자신감 넘치고 편안한 모습이 화려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뇌에 바이러스가 감염된 것 같아 응급실서 검사를 기다리다 달려왔다는데

빠른 말솜씨 때문인지 전혀 환자 같지도 않았다.

 두 시간여 강의였는데  지루함도 없었다.  그야말로 흠뻑 빨려 들어갔던 시간

생각은 하고 살았으니 그저 의식의 주변에서 머물고 말았던 생각들이 확실하게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아프카니스탄에서 아프리카에서 이라크 전쟁터에서 굶어 죽는 아이들의 이야기,한 달의 2만원이 그 아이들과 그 가족 모두를 회생시킬 수 있는 사례들..

 편안하게 살면 침대에서 죽는 거지만 한비야는 그런 현장에서 죽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비록 작은 자기 손일망정 몇 천, 몇 만명의 눈물을 닦아주는 손이라고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손바닥을 펴보였다.

 몸이 뜨겁도록 사는 것,  99도로 몸을 뎁혀 살기보다는 100도로 끓으며 살 수  있는 삶,  그것이 한비야의 삶이며 그렇게 살라고 당부한다.


 강의를 들으며 내내 떠나지 않는 생각,  낮 동안 잠시 말 한마디로 상처받고 상처주던 일..

어떤 사람은 세계속에 몸을 던지며 살고 있는데 하찮은, 사소한 꺼리에 매달려 있던 나 자신에 대해 웃음이 나왔다.


 참, 한비야의 비유 하나

어린 코끼리를 훈련시킬 때 처음에는 굵은 쇠밧줄로 도망가지 못하게 묶어놓는단다. 어린 코끼리는 처음에는 도망가려고 발버둥 치다가 나중에는 포기를 하는데, 그러면 가는 헝겊 끈으로 묶어 놓는단다.  코끼리가 자라서 충분히 그 끈을 끊고 도망갈 수 있는데 코끼리는 이미 포기한 일을 하지 않고 묵묵히 그 끈에 묶여 있게 된단다.


그리고 한비아가 던져준 질문은  지금 ‘당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였다.


과연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 밧줄을 풀면 나를 무엇을 할 것인가...


집에 돌아오니 마침 우편함에 월드비젼 회보가 꽂혀있다. 베트남아이 한 명과 북한 아이 한명을 돕고 있는데,   아프리카 아이 한명을 더 도와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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