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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마지막 날

edina 2024. 11. 27. 13:54

아침에 잠깨기 직전 문득 내 기억속 최초의 '나' 가 흐릿한 영상으로  떠올랐다. 동네 아줌마들이 나를 보고 '불쌍해서 어쩌냐~~쯔쯔' 했다. 엄마가 내동생을 낳고 산후 후유증으로 죽을듯 앓았단다. 다행히 엄마는 회복하셔서 89세까지 살았다.

왜 느닷없이 잠깨면서 이 생각이 났던 것일까? 그 기억의 깊이 만큼 지금 나는 오래 살았다고 인정?이 된다.

내게 글쓰기는 그냥 본능이다. 살아가는 시간의 흔적을 남겨야한다는 생각이 그냥 외로움은 본능인 것처럼 본능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그래도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쓴다는건 쉽지 않았다. 이제는 매일 그렇고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니...

오늘 첫눈이 내렸다. 첫눈치고는 엄청 탐스러운 함박눈이 지금도 내리고 있다.
수요일, 아트센터 음악감상 가는 날. 차에 덮힌 눈을 대강 털어내고 나서는데 눈이 더 쏟아진다. 그냥 나가지 말까 한참 망설이다 오늘  듣게될 브르크너 교향곡 9번에 대한 열망때문에 나섰다. 큰 길은 다녹아 별 어려움없이 도착해 브르크너를 만났다.
어렵지만 들을수록 조금씩 수긍이 가는 브르크너. 특히 9번은 저항감이 심한 2악장에서 갑자기 숙연해지는 3악장이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지난번 예술의 전당서 들은 kbs의 브르크너를 떠올린다.
'당신의 때에 나를 부르소서'  


끝나고 나오는 길, 눈은 여전히 펑펑 쏟아지고 있고 아트센터 주변은 아름다웠다.

오늘도 본능처럼 흔적을 남긴다.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