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왕비천 트레킹(굴구지)

edina 2011. 8. 29. 22:58

이미 어두워진 길

숙소가 있는 굴구지 산촌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불빛 하나 없다.  아마 혼자 운전하고 들어가면 으시시 소름이 돋았을게다.

우리는 귀신 놀이를 하며 아홉구비 넘어 그 길을 달렸다.

 

굴구지 산촌 팬션

마을에서 공동 운영하는 팬션이다. 지은지 얼마되지 않아 건물은 깨끗한데

침구가 쫌~~ 잠을 설쳤다.

TV도 잘 잡히지 않는 산골마을

 

 

 굴구지 마을 부녀회에서 식사도 준비해 준다.

아침은 '따이네 집'에서 오징어국과 소박한 시골 반찬으로 먹었다.

따이네 집에는 3학년 된 예쁜 여자아이가 있다.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지 않아 15년만에 귀한게 얻은 딸이라 사람들이 불리던 이름이 '따이네'로

되어 가게 이름을 '따이네 식당' 이라 했단다.

 

가을에 송이백숙은 이미 다 예약이 끝났단다.

아침을 먹고 트레킹에 나선다.

아스팔트 길을 20분 정도 걸어 가니 관리소가 있다.

방명록을 쓰고 나서는데

요즘 뱀이 많다고 조심하란다.   한번도 가어다니는 뱀을 본적이 없어

나타나면 뱀탕 끓여 오마고 호기를 부렸다.

생태탐방로를 따라 걷는데 칡꽃이 지천이다.

칡꽃의 향을 흠뻑 맡았다.

'용소'

용의 모습을 하고 있는 암석, 그 아래 발자국도 있다는데

물이 깊어 건너가지 못했다.

 

계곡을 흐르는 이 물줄기

 이 청정함이라니..

 

 학의 집이 있었다는 학소대

전에 그 위에 산소가 있었는데 비로 유실이 되었단다.

 물길을 건너 학소대 뒤로 돌아가봤다.

시원한 물, 허리까지 차오르고 제법 물살도 세다.

 왕피천을 따라 트레킹 할 수 있는 길이 있다.

일행과 조금 떨어졌는데 눈앞 1미터쯤에서 휘리릭

뱀이다!!!

순간 악~~~ 뱀은 그 소리에 놀랐는지 구부린 자세 그대로 멈췄다.

짙은 회색 바탕에 검은 가로줄무늬의 긴 뱀, 호기를 부렸더니 바로 벌 받나보다.

일행중 한 사람 도움으로 조심조심 그 자리를 돌아나왔다.

가을 뱀은 독을 품는 다던데.. 더구나 그 모양을 보고 살모사란다.

 그 다음부터는 다리가 후들거려 ㅠㅠ~

그래도 무사히 거북바위까지 왔다. 오른쪽에 있는 바위는 버섯 바위란다.

 

 쉽게 생각했던 길인데 의외로 고되다.

산행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식의 길이지만  이 길은 돌아오는 길도 오르락 내리락해야 하니 힘이 든다.

관리소에서 쉬다가 아스팔트 길을 걸으려니 다리가 풀린다.

마침 내려오는 트럭, 트럭이 지나려면 길옆 밭으로 들어가줘야 한다.

태워달라고 청하니 마음씨 좋은 아저씨 쾌히 승락

이렇게 덜컹대며 굴구지 팬션까지 왔다.

팬션에서 샤워를 하고

'따이네'서 민물매운탕으로 점심을 먹었다. 돌아오는 길

고속도로 무쟈게 밀려 국도를 탔는데 그마저도 ..

결국 느즈막히 도착했다.

오지마을의 길 곳곳에 스며있는 알 수 없는 향기

맑게 쏟아지듯 흘러가는 강물, 그 빛

이 곳이 영영 이 빛을 잃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