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커피해피
edina
2010. 9. 12. 22:22
동인회 나가는 일에 잠시 주춤하고 있다.
사람들과 어울림이 좀 걸리고
글이 늘지를 않는다. 아니 내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어쨌든 즐겁게 글을 쓰고 싶었는데
모임이 재미가 없고 부담스럽다.
당분간 쉬고 기초 강의부터 다시 들어보고자 S문화센타 등록을 했다.
생각보다 수강생이 많고, 나이든 사람들이 많아 편안하다.
또 남자들도 있어 분위기도 훨씬 유동적이다.
두번째 강의를 듣고 , 그 날의 주제인 '커피'에 대해 숙제를 했다.
커피 해피
사느라
굽어진 등골에 바람들어요
아귀 닳아 헐렁해진 시간 사이로
달아나버린 사연들
사막의 모래로 서걱대는
아침
거칠게 갈아진 원두위에
끓어오른 물 부으면
둥글게 부풀어 오르는 유혹
필터를 건너 떨어지는 공들이 불랙향
마중물이지요
하루의 예감은
희뿌윰한 안개로 갇힌 저 밑창에서
마젠타빛 불꽃을 튕겨요.
요즘 생두를 사다가 오븐에 볶아 커피를 마시고 있다.
약간 비린듯하고 연갈색을 띤 커피콩을 까맣게 볶으면
온 집안에 커피향이 그득찬다.
처음에는 쓴 맛이 너무 강했는데, 조금 덜 볶으니 신맛과 쓴맛이 반반
그리고 뒷끝이 달콤하다.
아침에 한 잔 내려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또 한 잔 내려 하루 종일 왔다갔다
식은 커피를 한모금씩 마신다. 한모금씩 마시는 식은 커피맛도 기막히다.
요즘은 동네 아줌마들도 커피 한 잔 달라고 온다.
이들에겐 연유를 한 스푼 넣어주면 맛있다고 좋아한다.
내겐 마중물 같은 커피. 해피 커피인가 커피 해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