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2010년 여름여행- 첫날 (박경리문학공원)

edina 2010. 8. 13. 12:43

 지루한 장마가 계속 되고 있다.

아니 장마라기 보다 아열대 지방의 스콜을 연상시킨다.  찌는듯 덥다가

한줄기 소나기가 쏟아지고 다시 하늘이 말짱 해 지는 그런 사이클의 반복이다.

 

더구나 태풍 '뎬무'가 온다는 예보도 있어 날씨가 조금은 걱정이었다.

왠만하면 우산을 챙기지 않는데 우산까지 챙겨 넣고 버스를 탔다.

 

대형버스에 9명이 탔다.  음~~

막히지 않는 길이라 수월하게 왔다.

 

원주 ' 박경리 문학공원'

 토지를 끝까지 읽지 않아 조금은 심란하지만 그래도 박경리님이 이곳에서 토지의 4,5번째

를 완성했다는 터이기에  가슴이 설렌다.

 입구에 아이들이 책을 볼수 있는 그림책 버스

이곳에서 글을 쓰시고 생활하셨단다.

 자그마한 박경리 님의 손

 글을 쓰시던 공간

 마당에 박경리님의 상, 그 넉넉한 품에 기대었다.

 화장실 표지도 재미있고 기발하다.

 표지석

 '홍이동산'

토지의 아이 주인공 홍이에서 따온 것으로, 평사리 마을의 뒷동산을 의미한다.

산 정상에서 보는 달맞이, 별맞이 동산이다

 

 

해방 전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살던 곳은 길림성(吉林省)의 용정(龍井)시.

용정이란 지명은 1880년대 이곳으로 이주한 조선인들이 처음 발견한 ‘용두레 우물’에서 비롯되었다.

'토지'에서 서희가 아버지와 할머니를 여의고 집안의 땅도 일가친척에게 모두 빼앗긴 뒤 이곳 용정으로 와서

곡물, 목재 장사로 떼돈을 벌고 길상이와 결혼해서 두 아들을 낳은 곳이다.

서희는 가문의 재산을 도로 찾고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들어오고, 길상은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에 남아

두 사람은 슬픈 이별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용두레 우물'

선조들의 무덤과 성황당 주변의 돌무덤으로 귀향을 상징한단다.

뒤로 돌아

다음 일정때문에 서둘러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라던 김지하 시인이 요즘 몰두하고 있는 '생명사상'의 시들..

그의 시 중에 ' 선생은 한 때 채마밭에서 / 배추를 가꾸다가 곁에 멍하게 서있는 나더러/ '늬는 밭 메봤나?'/

'밭도 못메본 사람이 생명 타령하나?'/(산알의 명심보감 중)

옥바라지를 돕던 장모의 뜻이 그를 흔들었을까? 아니면 그가 이제 생명에 안주할 만큼 세상이 넉넉해졌을까

 

돌아나오는 길에 박경리님의 어느 글에선가 소개되었던

추운 겨울날 손자를 업고 형무소에서 출감하는 김지하 시인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았다던 모습이 자꾸만 가슴에 밟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