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 수요일
낮에 새 아파트에 입주한 L이 집정리하다가 잠시 쉬겠다고 전화
함꼐 백운사를 걸었다.
눈 온지 이틀이 지났는데 날이 추워 눈이 그대로이다.
푹푹 빠지는 길을 신나게 걸었다.
L의 말 " 나이들긴 들었나보다. 눈 왔다고 꼼짝 안하고 들어앉아 있으니 .."
그러게.. 5년전만 되었어도 아마 이런 날 눈구경한다고 차 끌고 벌 ~ 써 나돌아 다녔을텐데
꼼짝 안하고 집에 있었으니..
올라가는 길
눈 덮힌 백운사
내려오는 길에 일몰을 이렇게 만났다.
저녁에는
윤주 생일이라 식구들이 외식하러 외출
선바위역 '아벵' 지난번에 연말 모임때 갔었는데 맛있고 분위기도 좋아
식구들과 한번 가고자 했던 곳
지난번엔 피자와 스파게티만 먹었는데
스테이크도 아주 괜찮았다.
시험준비하느라 정신없는 녀석이 그저 대견하기만 하다.
지난번 시험 본 S대 1차 합격하고 면접을 보았는데 못밨다고
상심이 큰데 합격하면 더욱 좋고, 안되면 다른 곳도 있으니
노력만큼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랄 뿐이다.
# 목요일
백운호수에서 동인회 신년식을 했다
올 해는 모두 좋은 글 많이 쓰자고
한 달에 한 편은 나와야 한다고 다짐(?)을 했는데
과연 다짐대로 될까..
모임을 마치고 잠깐 호숫길을 걸었다
꽁꽁 얼은 호수 위로 눈이 쌓여 멋지다.
모두 뿔뿔히 흩어져 가고 몇 몇이 '쎄씨봉'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2층인데 이렇게 아래층 DJ 모습을 화면에 띠워준다.
70년대 서울에서도 듣기 힘들었던 노래
Shangri-Las I Can Never Go Home Anymore 를 신청(?)해 봤는데
놀랍게 들을 수 있었다.
난 결국 'spleen'를 들으며 혜숙이 생각을 꾸역꾸역하고 말았다. 눈물 그렁거리며 청승도 떨고..
70년대에 그 애가 없는건 추억꺼리 자체가 없는 일이다.
# 오늘 토요일
지난번 백운사 갔다와서 웅숭거리고 다녀온 탓인지
목이 걸려 며칠 고생을 하던 중이었다.
K의 납골당 가자는 연락이 있었는데
장소도 멀고 (용미리) 몸도 안좋아 어쩔까 망설이다가 일찍 집을 나섰다.
좋은 일이면 봉투만 보내도 될테지만 궂은 일이라 가야할듯 싶었다.
눈마저 부슬부슬 떨어지는 곳
마음이 서글픈데 막상 찾아간 곳은 기대와 달리 산 꼭대기 납골담이다.
(납골담이란걸 집에와서 알았다)
여니 납골당처럼 집안도 아니도 지붕도 얕트막해 눈비 그냥 맞고마는 곳이다.
이렇게 생사를 달리하고야 만날수 있었다니..
돌아오는 길에 막걸리 한 잔으로 그를 날려보내자 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
- 내가 먼저 죽으면 내 자리에 꽃 한 송이 꽂아 줄거? 문자를 보낸다.
답 - 꽃이문제냐?/다리가 성하면 늘 갈건데...
집 앞 버스에서 내리니 눈발이 펄펄 ~ 녹았던 길에
다시 눈이 쌓이기 시작한다.
모처럼 긴 외출, 몸은 훨씬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