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길을 걷다-덕유산
겨울이 안춥다고 괜스레 옷을 껴입었다고 의기양양했으나
겨울은 겨울이라 덕유산 입구 스키장에 곤도라를 기다리고 서있는데
바람이 꽤 차다.
높이 산을 올려다 보니 눈이 드문드문..
눈 꽃을 볼 것이라는 기대가 조금 실망으로 ..
작년 태백산의 그 환상적인 눈 꽃을 생각했다.
곤도라를 타려는 행렬이 만만치 않다.
1시간을 더 기다려 겨우 올랐다.
고소 공포를 가지고 있어 발발 떨었으니 곤도라가 지면 가까이 올라가
느긋할 수 있었다.
눈이 적어 나무들은 겨울 바람을 안고 그저 황량하다.
눈을 가르고 내달리는 스키어들과 보드 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여기까지 곤도라를 타고 올라와 짧은 길을 트레킹했다.
산 아래의 모습과 나무
이 경의로움이라니.. 하늘로 길을 걷는듯 ..
나무들은 눈 꽃을 벗었지만 그래도 길은 눈이 얼어 아이젠 없이는 오를수 없었다.
여기가 정상이래서 찍었다.
산신제는 음력으로 지내는 거라고
우리는 아래 산장에서 싸온 음식들을 풀어 열심히 먹었다.
내려가는 곤도라를 기다리다가
너무나 잘생긴 구상나무를 보고 반했다.
산에서 내려와 근처 숯가마에서 숯찜질.
땀을 한바탕 내고 나니 몸도 개운하다.
돌아오는 길이 얼마나 막힐까 염려했는데
전용도로를 탈수 있는 우리집 스타렉스 덕에
너무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그냥 헤어질수 없다고
쪼끼쪼끼에서 해물떡볶이 안주 삼아 흑맥주 쭈욱~
하루를 길~게 보낸 날.
산, 하늘,눈, 바람 을 모두 쏘인 날.
추신: 펀드 형식으로 운영하는 보험을 해지했는데 불입금 500만원이 한 푼도 안남았단다.
원금만 그냥 둘 수 없냐니까 해지해버리던지 아니면 매달 100만원을 넣어야 한단다.
너무 화가나서 해지해 버렸다. 하루 아침에 오백만원이 날라갔다.
속이 무척 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