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잠시 짧은 여행

edina 2008. 10. 25. 22:32

네명이 옥구공원에서 만났다.

아침에 반짝 해를 보이던 하늘이 슬금슬금 어두워지더니

공원을 오를 때쯤 후두둑 가을비를 떨군다.

빗줄기가 굵지 않아 우산을 쓰고 걸어올라갔다.

공원은 가을색으로 곱다.  플라다너스 커다란 잎도 낙엽이 되어

발밑에서 서걱댄다.

20분 정도 올라가니 앞이 훤해지며 바다가  펼쳐진다.

 

비가 내리는 바다는 하늘과 경계를 허물었다. 

공원에서 머물기로 했는데 비 �문에 어쩔수 없이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대부도를 거쳐 영흥도까지 갔다.  바다가 코앞인 식당에서 연포탕을 먹었다.

맥주 한 병과 함께.. 시원하고 맛있었다.  오랜만에 맥주에 취해도 보고..

앞 바다는 바람과 흐린 하늘로 아주 사납다.

 

좀더 들어가니 장경리 해수욕장이 나왔다. 하늘이 다시 말개진다.

가는 도중에 있던 특이한 팬션.  도자기 모양이다.

하루에 바다 색깔이 이렇게 변하다니..

 

오늘 아주 뛰어난 순발력으로 말놀이를 하여 참 많이 웃었다.

너무 웃어서 그럴까 돌아와 가슴이 휑하다.

 

남을 속일수는 있지만 나를 속일수 있을까.

화려한 미사어구와  상투적인 말,  달콤한 말과 사무적인 말 사이의 거리는...

가을이 갑자기 깊어졌다 단 며칠만에.. 이러다 채 가슴에 담지도 못하고

이 가을 이렇게 보내려나 보다.  우포를 정말 다녀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