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유명산 그리고 초대

edina 2008. 10. 6. 16:57

10월 산행.  유명산을 간다는데 주저하다가

차가 정상 부근까지 갈 수 있다기에 따라 나섰다.

 

가는 길에 낯익은 집들.  몇 년전 교과연구회 연구팀들과 하루 묵었던

팬션을 지나친다.  그때 웃고 떠들면서 밥준비하고 부침 부치고하던 기억이..

아침에 산책하던 예쁜 카페촌도 보인다.

산 정상에서 이어진 길.  지난주 덜 피었던 억새가 꽤 퍼졌다.

 

걷기 알맞은 길을 따라 홀린듯 걸었다.

와아 탄성도 지르면서..

이런 길을 만나면 우리 산하의 모습에 그저 감탄할 밖에..

 

 산 하 (山河)

한여름 뜨거운 바람
그리움 여울져
강이 되어 흐르고

안개 풀어진
울연한 산허리
흔들리는 억새풀 소리

해거름 눈보라에
서리서리 얹힌세월
돌아온 연두빛 바람에
못다 버린 기다림이
길을 여네

나, 그를 바라보며
그는 나를 바라보며
떠나는 이, 돌아오는 사람
모두 거두어

내 그리움 묻으리
이 산하에.

 

지난 여름 뜨거운 바람을 보내고 이렇게 맞은  이 가을날의 억새풀 소리를

노래로 읊어내며 걸었다.

 

그만두면 이제 해외여행보다 우리땅을 먼저 구석구석 밟아보리라 했었다.

영월을 다녀오고 하늘재를 넘고 그리고 또다른 길을 꿈꾸다

덜컥 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런데 오늘

어서 몸을 추스리면 다시 이 땅을 걸어야 한다는 강한 유혹을 다시 받았다.

 

아~~ 가을길.. 그리고 잘생긴 나무앞에서

 

돌아내려온 길을 너무 서두른듯 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김수로 집 초대를 받고 기대를 하며 양수리로

꽤 동네가 크게 형성되어있는  전원주택 단지다.

감우성네와 나란히 붙어있는 집, 김수로 어머니가  초대준비를 하고 있었다.

 

집 앞에 산이 편안하게 자리하고 있고

앞 마당 잔디도 꽤 널찍하다.

거실에서 내다본 모습

 

 그냥 바베큐 구어먹는다고 했는데 밑반찬도 준비했다.

맛깔스런 부추무침이랑 절임들..

 

바베큐 굽기 시작.. 오늘도 대장님이 수고를 하신다.

 

숯불에 구어진 두툼한 고기가 어찌나 맛있던지 많이많이 먹었다.

남자들은 술마시며 일부 정리하느라 마당에 남아있고

부부들 자랑대회를 하는 동안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동네는 한창 집을 짖는 곳도 있었고

우리처럼 등산객들로 법석이는 집, 아니면 비어있는듯 조용하다. 옆에 감우성네는 강아지들 밥을 주는

젊은 여자 모습이 보인다.

여자들은 거실 노래방을 시작

띠엄띠엄들 노래부르는데 남자들이 함류하니까 분위기가 달구어져

끝날줄 모른다.  날은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정신이 뒤집어지도록 놀았다.  그렇게 배가 불렀는데

노느라고 에너지를 소진한 탓인지 절대 못먹을 것 같았는데 다시 구어진 전어를 보자

입맛이 땡겨서

 

먹고 또 먹고.. 솜씨 좋은 매운탕에 밥도 또 먹고..

한참 늦어질거라 걱정했는데 돌아오는 길은 뻥 �려있었다.

 

요즘 너무 잘놀아 ( 평생 제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끔 이렇게 놀아도 되는지 의문이 들때도 있다.  너무나 정신없이 살긴 살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