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래된 만남

edina 2008. 4. 21. 18:06

며칠전 정말 오랜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어릴적 친구인데

만난지 10년쯤되었을까

10년전에 만났을때도 번개처럼 만났었는데 이번엔도 내 핸폰 번호를 어찌 알았는지

물어볼 새도 없이 다짜고짜 자기 딸 결혼 청첩장 보낼테니 집주소 불러 달랜다.

근황도 몰어보지 못하고 얼결에 불러주고 전화를 끊고 나니 황당하기도 하고

참 기분이 묘했다.

 

10년전에도 갑자기 연락이 와서 친구들 몇이 함께 모였었다.

그떄도 연락을 받고 오랜만에 어린날 친구들을 고향에서 만난다는 생각과

같이 싸돌아다녔던 거리도 걸어본다는 기대에 가슴 부풀어 나갔다가 그 친구

허풍떠는 말듣느라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6시간을 보내고 왔었다.

 

청첩장을 받고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부조금이 아까와서가 아니라 이렇게 또 만나야 하나 하는 실망감때문에 잠깐 고민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친구 둘과 함께 잠깐 따로 만나 커피를 마셨다.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은 어느 정도 레벨이 맞는데  어릴때 친구들은

그동안 살아온 세월이 달라 생활도 많이 다른듯하다.

그러나 역시 오랜 세월 자주는 못만나도 끊임없이 이어져 온 관계라서 마음은 편하다.

 

친구중 하나가 딸이 결혼 할 때가 되었고,

오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거라 당연 주제가 아이들 결혼 얘기로 흘렀다.

딸을 결혼시키기 위해 일부러 봉천동 아파트를 팔고 방배동으로 갔다는 친구 얘기는

도를 넘어 가관이다.   선보는 남자 조건으로 아파트 한채는 기본이고 직장은 물론 대기업 이상

사 자 들어가는  직업이어야 하고 출신 대학이 서울대 연 고대 여야 한단다.

그냥 들어주려다가 여자는 그저 직장도 필요없고 남자 잘 만나 자기처럼 놀고 먹으며

살아야 팔자가 좋은거라 는 말엔 참을수가 없어  한마디 거들었다.

여자가 결혼해도 직장을 가지는것은 고생이 되어도 돈때문이 아니라

내생활을 가지기 위함이라고 #%&*@ ~~

열심히 떠들던 친구는 입을 다문다.

 

참 오늘까지 집안일 하면서 참참이 어제의 대화가

내 생각을 잡는다.   나처럼 소도시에 사는 사람은 아이들 대학도 변변히 못보내고

결혼도 못시킬것 같이 얘기하는 강남 아줌마들

나는 정말 애들 과외한번 안시키고 다 서울에 유명대학 보냈는데 

나의 경우는 아주 예외란다. 

 

남편의 직위가 자기의 지위인냥 생각하는 여자들,

사는 곳이 자기의 위치인냥 생각하는 여자들

난 결코 패미니스트는 아닌데 어쨌든 이 부분에서는 화가 난다.

내 컴플렉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