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가을밤 나를 뒤흔든 이반 피셔(Ivan Fischer)

edina 2007. 10. 10. 11:47

  가을밤 나를 뒤흔든 이반 피셔(Ivan Fischer)

 

 

 

  몇달전에 이미 티켓을 예매한 기대가 컸던 연주회였다.

이반 피셔가 낯익은 마에스트로 이고, 요즘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김선욱 그리고 차이콥스키의 곡이 연주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윤주를 만나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다.  콘서트 홀 로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지만 결코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없어 차분한 분위기.

나는 햄에그 샌드위치를 윤주는 카레를 먹었다.

이런 분위기,  마음을 살짝 들뜨게 하면서 결코 넘치지 않고,  코끝에 스치는 알 수 없는 향내가 나는듯한.


  첫 곡은 Beethoven 이었다. 레오노레 서곡( Leonore  Overture No.3 Op.72a)베토벤과 친숙하지 않아 제일 낯선 연주였지만 어쨌든 서곡으로 연주회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한다.


  Chopin..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아마 Chopin에 무관심 했을게다.  이번 연주에 김선욱이 연주한다기에 주빈 메타가 연주한 CD를 사서 들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Chopin에 열광하는 구나‘  했다.  한 달 내내 듣고 다니면서 심취했던 곡. 주빈메타의 힘참과 조금 다르게 이반 피셔는  Chopin의 첫사랑을 아름답고 섬세하게 연주했다. 

 

 

  그리고 김 선 욱.  20세의 그는 너무나 당찼다.  Chopin Piano Concerto No1 Op.11 ,오케스트라를 따라 잡는 기량과 흐름.. 건반을 두드리면 울리는 음 하나하나에 자신감이 넘쳤다. 자그마한 몸집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뿜어나오는건지. 

끊이지 않는 박수소리에 몇 번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답을 했다.  나도 손바닥이 얼얼해지도록 쳤다.


  잠시 휴식을 한 다음 연주된 곡은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이다.  Chopin과 다르게 시작부터 웅장하다.  이반 피셔는 차이콥스키 운명을 강렬하게 표현하고 싶었을까?

이제 차이콥스키 곡은 어느 것을 들어도 친숙하고 편안하다.  더구나 이반 피셔의 색깔로 듣는 차이콥스키는 또다른 감동이었다.  멋 지 다.

2악장의 슬프면서 아름다움.. 차이콥스키 음악의 진수를 듣는듯했다.

3악장의  ‘들뜬 피치카토’는 음반으로 들을 때는 지나쳤던 부분인데 어제 연주에서 실감을 했다. 

연주가 끝나고 사람들의 열띤 기립 박수.  난 맨 앞자리라 일어서고 싶은데 엉거주춤했다.  우리 라인은 왜들 다 점잖은건지.. 멈출줄 모르는 커튼콜.

결국 이반 피셔는 두 곡을 커튼콜로 연주했다. 

‘신사숙녀 여러분~~’  어눌한 우리말로 곡명까지 소개하면서  '바르도크 루마니아 민속춤곡'과 하나는 우리나라 작곡자의 곡이라고 소개했는데 놓쳤다. 


오랜만에 마음 깊은 곳까지 신선하고 기분좋은 바람이 닿은듯..

자주 이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다른 부분의 소비를 줄이도록 해야 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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